아주 오래전 L*사에서 외주형태의 UI 개발을 한적이 있었다.

엄청난 디자인 퀄리티의 기획서를 보고서 역시 대기업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애플 아이팟을 하나 구매하고 뒷목을 잡았다.

모든 디자인이과 UI/UX가 아이팟(아이폰)을 똑같이 배낀거였다.

OS가 지원하지 않고 어플에서 모든 UI를 만들려니 어플은 커지고 메모리는 많이 쓰게되어 앱2,3개만 실행해도 전화도 못 받는 폰이 되어 어도비 본사와 각국 엔지니어 개발사 10명도 넘게 모여서 해결방안을 찾아보기까지 했지만 그게 되면 애플이 지금의 위치에 있었겠나,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시스템이 받혀주지 못하는 이유로 엎어지고 TV광고까지 한 모델이 출시도 못하고 사장되었었다. 나는 천하에 능력없는 개발책임자로 이후로 L* 사에 출입도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얼마전 부터 사이트를 개발해주면서 디자인이라고 주는게 미국본사의 사이트를 Figma에다가 그냥 똑같이 배껴주고 개발해 달라고 한다. 컨텐츠가 다르다 보니 디자인과 메뉴구조가 다른데도 무조건 똑같이 만들어 달란다. 특히나 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웹사이트에서 모바일 액션이 아닌 데스크탑 액션을 기반으로 한 사이트를 그냥 이쁘다는 생각에 배껴달라고 하는 요청에도, 나름 최선을 다해서 본사와 최대한 비슷하면서도 모바일까지 고려한 개발을 하고 나니 미국사이트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다시 보내왔다. 똑같이 해주세요...

자신의 컨텐츠와 서비스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메뉴디자인만 따라하는 기획없는 카피캣에 머리가 지끈하다. 더 큰 문제는 사용자의 편의성도 없는 PC의 드롭다운 메뉴를 3,4단계로 열어가면서 이동해야 하고 전페이지를 반복 로딩하는 문제가 뻔하게 보인다. 컨텐츠 부족으로 메뉴와 페이지는 이빨빠진 모양이 된다. 사이트 디자인은 공간과 컨텐츠로 해야지 없는 컨텐츠와 메뉴로 구성하니 백화점 입구에 동네 수퍼물건을 전시해 놓는 모양새가 되가고 있다.

사용자가 어찌되던 프로그램이 이상하게 돌던 상관말고 개발을 해줘야 하는건지 좀더 설명해서 이해를 시켜야 하는건지 개발자로서의 양심의 문제로 머리가 지끈하다.